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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명반 에세이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 Ghosts I-IV

인생명반 에세이 101: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 Ghosts I-IV

 

그가 갖고 놀게 된 건 굉음이 아니라 감정일까

 

■ 모든 것이 무너진 곳에서 찾은 평화

폭력, 음란, 우울증, 자기혐오, 자살충동. 온갖 흉악하고 격렬한 감정의 파도가 몰아치는 중에도, 난데없이 평화가 스며드는 순간이 있다. 이런 지옥 같은 삶, 이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런 평화가 찾아오면 삶을 지탱할 힘을 얻게 된다. 나인 인치 네일스 대표 앨범 “The Downward Spiral”을 들으면, 딱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앨범을 이루는 주된 정서는 폭력과 음란이지만, 앨범에 마지막을 담당하는 14번 트랙 “Hurt”를 듣고 있으면 어쩐지 평화를 느낀다. 그러나 평화를 말하는 트랙이 앨범 안에 딱 하나라면, “Hurt”는 분명 뜬금없이 느껴졌을 터. “Hurt”의 평화를 깊게 느끼도록 청자의 마음을 준비시키는 트랙이 있었으니, 10번 트랙 “A Warm Place”라는 곡이다.

 

5번, 6번, 7번, 8번, 9번 트랙까지, 쭉 이어지는 격렬한 흐름이 있는데, 9번 트랙에서 절정에 닿고, 커다란 충격에 높이 쌓아올린 것이 단 한 순간에 무너지듯, 갑자기 선율의 공기는 고요해진다. 그 고요한 공기에 서서히 고개를 내미는 곡이 바로, 10번 트랙 “A Warm Place”다. “A Warm Place”는 가사 없는 연주곡으로서, 고요한 선율에 이전 트랙까지 들어왔던 가사들을 다시 곱씹을 공간을 마련해준다. “A Warm Place(따스한 공간)”에서 이전까지 이어지던 폭력, 음란, 우울, 자기혐오를 곱씹고 있으니, 어쩐지 그 모든 게 있었음에도 내 삶이 꽤 괜찮게 느껴진다. 그 모든 것에 내 삶은 무너졌지만, 무너진 채로 누워있으니, 이대로 괜찮다는 느낌이 어렴풋이 스친다. 나인 인치 네일스 앨범에서 연주곡은 주로 이런 역할을 맡아왔다. “The Fragile” 앨범에서 “La Mer”가 그러했고, “Year Zero” 앨범에서 “Another Version of the Truth”가 그러했다.

 

나인 인치 네일스 연주곡 중에 편안한 곡만 있는 건 아니다. “The Fragile” 앨범을 들어보면, 연주곡이 표현하는 감성 폭이 넓어진 걸 확인할 수 있다. “Just Like You Imaged”, “Pilgrimage”, “The Mark Has Been Made”, “Complication”을 들어보면, 사람이 느끼는 불안을 웅장하고 화려하게 표현한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나인 인치 네일스 연주곡에서 도드라지는 매력이란 편안함. 나인 인치 네일스 연주곡이라면 기대를 역시 편안한 쪽으로 하게 된다. 나인 인치 네일스 공연 실황 앨범 “And All That Could Have Been”의 특별 한정판 부록 “Still”은 이런 내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준 앨범이었다. 앨범에는 가사가 있는 곡도 있고, 가사 없는 순 연주곡도 있는데, 아홉 트랙 중에, 연주곡이 네 곡이다. “Adrift and at Peace”, “Gone Still”, “The Persistence of Loss”, “Leaving Hope”, 이 모두가 나인 인치 네일스 연주곡에서 느낄 수 있는 서늘한 공기를 잘 전해준다. 서늘한 바람이 살며시 내 불안과 우울을 쓰다듬는 느낌. 따스하지 않아서 가볍고, 촉촉하지 않아서 상쾌하다.

 

내가 나인 인치 네일스를 처음 알게 된 건 2008년이라, 당시에 이미 “Ghosts I-IV” 앨범이 발매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 앨범을 다른 앨범들과 먼저 친해지고 나서 나중에 친해지게 된 건, 이 앨범이 순 연주곡으로만 이뤄진 앨범이라는 정보 때문에 진입장벽을 느꼈던 이유가 컸다. 다른 앨범들에 실린 연주곡들을 통해 나인 인치 네일스 매력에 더 깊이 빠지면서, 2009년 즈음 이 앨범을 들어볼 용기도 서서히 생겨났는데, 그땐 몰랐다. 내가 이 앨범과 친해지기까지 16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는 걸.

 

 

▲ A Warm Place

  

▲ La Mer

 

▲ Another Version of the Truth

■ 나인 인치 네일스 앨범 중 가장 실험적인 작품

“Ghosts I-IV”는 밴드의 핵을 담당하는 인물, 트렌트 레즈너(Trent Reznor) 인생에 중요한 분기점이 된 앨범이다. 트렌트 레즈너는 1992년부터 미국 최대 음반 유통사 인터스코프 레코즈(Interscope Records)에서 앨범을 발매해왔는데, 2007년에 인터스코프 레코즈에서 독립하여 자기 음반사 “눌 코퍼레이션(The Null Corporation)”을 세운 것이다. 인터스코프 측에서는 분명 레즈너에게 유통사 내에, 레즈너가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창작권을 보장해주었다. 그래서 레즈너가 만든 레이블이 “나씽 레코즈(Nothing Records)”였다. 미국 최대 대형 음반사가 이토록 레즈너를 위해 편의를 봐주었던 거다. 그럼에도 레즈너는 인터스코프 품을 떠났다. 왜 그랬을까. 이 앨범은 바로, 그 이유를 말해주는 작품이리라.

 

나인 인치 네일스는 언제나 대중에게 호소하기보다,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걸 표현하는 게 우선인 것처럼 보였지만, “Ghosts I-IV” 앨범은 대중 눈치를 전혀 안 보고 만든 느낌이 든다. 지난 앨범들에는 레즈너의 감정이 돋보였는데, 이번엔 감정이 아니라 소리와 질감에 더욱 집중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 앨범들에서 감정 표현은 할 만큼 했으니, 이젠 감정보다는 정말 소리로 실험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해보겠다는 포부로 만들었다는 느낌. 그만큼 이 앨범은 대중이 접근하기에도 힘든 앨범이지만, 나인 인치 네일스 기존 팬들이 듣기에도 생소한 느낌을 주는 앨범이다.

 

1시간 50분 동안 가사도 없이 소리만 나온다는 점만 봐도 진입장벽이 높아 보이는데, 여기 실린 연주곡들도 나인 인치 네일스가 지난 앨범들에서 보여줬던 것들과 다른 느낌이다. 지난 앨범들에 실린 연주곡들은 연주곡이라도 뭔가 한 곡 안에서 다양한 전개와 화려한 선율을 만나볼 수 있는 다채로운 느낌이 있었는데, “Ghosts I-IV” 수록곡들은 전개가 단조롭고 선율이랄 것도 없는 특정 소리의 반복으로 이뤄진 곡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앨범들에서 들었던 연주곡들을 상상하며 들었다간 실망하게 될 앨범이라는 얘기다.

 

이런 낯선 앨범과 어떻게 친해져야 할까.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유일하게 실망했던 나인 인치 네일스 앨범이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나인 인치 네일스를 숭배하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그 시절 나는 우울하고 자기혐오가 심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우울과 자기혐오가 누그러질 무렵에는 나인 인치 네일스를 좀 덜 듣게 되었는데, 재작년부터 내가 우울과 자기혐오에서 멀어지며, 이상하게 이 앨범 수록곡들이 내 머리에 울려 퍼지는 일이 많아졌다.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이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경청해보았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니, 오히려 이 앨범이 내 귀에 더 잘 들어왔다. 단조로운 전개는 내 마음에 여유를 주었고, 선율도 아닌 소리가 반복되는 건 내 집중력을 향상시켜주었다.

 

 

▲ 13 Ghosts II

 

▲ 28 Ghosts IV

■ 이토록 낯선 앨범과 친해지게 된 과정

이 앨범은 총 네 장(章)으로 이뤄져있다. 1번부터 9번 트랙까지 “Ghosts I”, 10번부터 18번 트랙까지 “Ghosts II”, 19번부터 27번 트랙까지 “Ghosts III”, 28번부터 36번 트랙까지 “Ghosts IV”로 구성되어 있다. 앨범 네 개가 하나로 뭉쳐진 합본이라고 볼 수도 있을 테고, 레즈너가 모든 트랙의 번호를 장마다 끊지 않고 36번까지 순차적으로 부여한 걸 보면, 네 장이 하나의 앨범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네 장 중에 딱 하나만 뽑으라면, 나는 “Ghosts II”를 뽑고 싶다. “Ghosts I”은 너무 늘어지는 느낌이고, “Ghosts III”는 너무 시끄럽고, “Ghosts IV”는 너무 들쭉날쭉하다. “Ghosts II”가 딱 편안함과 굉음의 배합이 적절한 느낌이다. 특히 12번에서 13번, 14번까지 트랙 세 개가 이어지는 구간은 매끄러운 흐름이 도드라진다.

 

이 앨범과 친해지는 과정에서, 편안한 곡들만 따로 듣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여기서 들어봐야 할 곡 딱 하나만 뽑자면, 나는 “34 Ghosts IV”를 들겠다. 6분 가까운 길이로, 본 앨범에서 가장 긴 곡인데, 그만큼 본 앨범에서 가장 다채로운 구성을 가진 곡이기도 하다. 내가 방금, 이 앨범은 나인 인치 네일스 이전 앨범들 기대하고 들으면 실망한다고 경고했지만, 그래도 “34 Ghosts IV”는 어쩐지 “The Fragile” 앨범에 “La Mer”를 떠올리게 한다. 얼핏 들으면 같은 곡이라고 착각할 만큼 비슷한 느낌을 가진 “28 Ghosts IV”도 좋다. “28 Ghosts IV”와 “34 Ghosts IV”를 붙여서 들으면, 한 곡이 10분 넘게 이어지는 것 같은 신기한 느낌마저 받을 수 있다. “13 Ghosts II”도 명곡이다. 낮고 차분하게 깔리는 피아노 연주 뒤로, 똑딱똑딱 성실하게 움직이는 배경이 있고, 서서히 심호흡 소리가 드러나는 게,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이 앨범은 파격적인 굉음들도 만날 수 있는 앨범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여기서 드러나는 굉음들은 지난 앨범들에서 들리는 굉음과는 다르다. 지난 앨범들에서 레즈너는 굉음을 쓸 때 어떻게 썼느냐면, 감정에 얽매여 괴로워하는 자기 모습을 묘사하는 데 쓴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 앨범에서는 레즈너가 감정과는 관계없이 순수하게 굉음들을 가지고 논다는 느낌.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느낌마저 떠올랐다. 어쩌면 레즈너가 갖고 놀게 된 건 굉음이 아니라 감정일까. 레즈너가 굉음을 천진난만하게 갖고 노는 장면이 인상 깊은 트랙으로는 “14 Ghosts II”와 “24 Ghosts III”를 뽑겠다. 레즈너는 어느새 감정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 수 있을 만큼 삶에 능숙해진 걸까. 삶에 능숙해지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마음의 여유가 사람을 천진난만하게 만드는 것 같다.

 

분노, 우울, 붕괴, 자기혐오, 나인 인치 네일스가 지난 앨범들에서 표현하던 정서를 이 앨범에서도 다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의문이 남는다. 왜 꼭 가사 없는 앨범이어야 했을까. 게다가 이 앨범 수록곡들은 제목도 없다. 일련번호와 “Ghosts”라는 낱말만 건조하게 붙어있을 뿐, 곡을 해석할 그 어떤 실마리도 주지 않는다. 이건 해석을 거부하는 앨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정반대로 제목과 가사를 붙이지 않음으로써 더욱 폭넓은 해석이 가능하도록 만든 걸까. 그러나 내게 분명히 다가오는 한 가지가 있다면 “Ghost”라는 낱말이 주는 느낌이다. 여기 흐르는 음악들은 내 감정이 아니다. 여기 흐르는 음악들은 유령이다.

 

 

▲ 14 Ghosts II

 

▲ 24 Ghosts III

■ 내 감정은 정말로 내 것인가

사람이 음악을 듣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가수의 감정에 공감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가사와 제목이 없으면, 음악이 내뿜는 감정에 공감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가사 없는 음악이라도 어떻게 듣다보면 묘하게 그 음악과 내 마음이 공명하는 걸 느낄 수 있다. 가사가 내 감정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으면, 가수가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 느낌은 얼마나 정당한가. 가사 없는 음악은 이름도 없는 음악인 걸까. 이름도 없는 감정을 내 감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가사 없는 음악에 공명하는 순간은 특별하다.

 

이름은 좋은 것이지만, 이름이란 때론 너와 나를 가르는 벽이 되기도 한다. 이름이라는 벽마저 허물어질 때 진정한 자유가 열린다. 이름도 없는 존재와 공명하는 순간에는 너와 나의 경계도 없고, 안과 밖의 경계도 없다. 모든 것이 모호하지만 그래서 모든 곳이 열려 있고, 모든 곳이 열렸다는 건 자유롭다는 얘기다. 그 어떤 것도 내 것이 아니며, 모든 것이 내 것이다. 나는 이름 없는 것들과 공명할 때 진정 자유롭다.

 

레즈너가 이 앨범에 붙인 “유령들(Ghosts)”이라는 제목을 보자. 이건 마치, 자신이 이전까지 얽매였던 감정들, 분노, 우울, 자기혐오 등과 거리를 두겠다는 선언처럼 보인다. 나를 얽맬 수도 없고, 너무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들을 맞이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들은 자신의 감정이 아니라 그저 유령들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 앨범엔 평화, 휴식, 여유도 있으니, 이것들마저도 갈구하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그것들이 찾아오면 찾아오는 대로 들여보내고, 나가면 나가는 대로 돌려보내겠다는 다짐이다. 왜냐, 그것들은 애초에 내 것이 아니니까. 내 감정은 내 것이 아니니까. 내가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감정은 모두 밖에서부터 내 안으로 들어온 이름 없는 유령들이니까.

 

“Ghosts(유령들)”이라는 낱말이 좀 으스스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걸 생각해보자. 영단어 “Ghost”는 선악 구분 없이 그저 유령을 뜻하는 말이다. 유령이라고 다 나쁜 영혼만 있겠는가. 그러니까 사람도 선한 사람 악한 사람 따로 있는 것처럼, 유령은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이 앨범을 차지하는 유령들 중에는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유령도 있고, 나를 편안하게 만드는 유령도 있는데, 그들은 내 감정이 아니라 그저 유령에 불과하다. 내가 그들에게 얽매이지 않으면, 그들도 나를 얽매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나를 통과하며 지나가는 존재들일 뿐이다. 나쁜 감정이 왔다고 무서워할 필요 없고, 좋은 감정이 떠나갔다고 슬퍼할 필요 없다. 나쁜 유령도 곧 지나가고, 좋은 유령도 곧 다시 올 테니까.

 

이 시절 레즈너는 자신을 오래 괴롭히던 마약 중독에서도 벗어났고, 음악인으로서 차지하는 위상도 확고해졌으며, 대형 음반사 품을 떠나서 자신이 진정 시도하고 싶었던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자유도 얻었다. 이 앨범에서 드러나는 자유롭고 천진난만한 느낌은 모두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겠다. 그는 이런 배경에서 마음에 여유를 얻고, 자신의 감정을 낯설게 바라본 기록을 “Ghosts I-IV” 앨범에 담았다. 나인 인치 네일스는 오랜 시간 내 감정에 공감하는 역할을 담당했지만, 내 감정을 낯설게 바라보며 이름 없는 존재들과 공명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트렌트 레즈너, 그는 또 이렇게 나를 다른 방식으로도 살린다.

 

대중에게도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은 남기지 못한 앨범이지만, 트렌트 레즈너가 이 앨범을 내지 않았더라면, 그가 나중에 영화음악 감독으로서 작업을 확장시킬 기회도 갖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애티커스 로스(Atticus Ross)와 함께 만든 영화음악들로 아카데미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사실을 보자. 삶에 무의미한 실험은 없다.

 

 

▲ 34 Ghosts IV

 

▲ 릴 나스 엑스(Lil Nas X) “Old Town Road” 뮤직비디오

내가 이 앨범을 두고, 굉음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면서 만든 앨범이라고 말했다. 이 앨범이 발표되고 11년 후, 한 소년이 “34 Ghosts IV”를 장난감처럼 갖고 놀면서 만든 노래가 당해 최고 흥한 노래로 등극하는 일이 벌어졌으니.

 


트랙리스트

CD1
1. 1 Ghosts I
2. 2 Ghosts I
3. 3 Ghosts I
4. 4 Ghosts I
5. 5 Ghosts I
6. 6 Ghosts I
7. 7 Ghosts I
8. 8 Ghosts I
9. 9 Ghosts I
10. 10 Ghosts II
11. 11 Ghosts II
12. 12 Ghosts II
13. 13 Ghosts II
14. 14 Ghosts II
15. 15 Ghosts II
16. 16 Ghosts II
17. 17 Ghosts II
18. 18 Ghosts II

CD2
1. 19 Ghosts III
2. 20 Ghosts III
3. 21 Ghosts III
4. 22 Ghosts III
5. 23 Ghosts III
6. 24 Ghosts III
7. 25 Ghosts III
8. 26 Ghosts III
9. 27 Ghosts III
10. 28 Ghosts IV
11. 29 Ghosts IV
12. 30 Ghosts IV
13. 31 Ghosts IV
14. 32 Ghosts IV
15. 33 Ghosts IV
16. 34 Ghosts IV
17. 35 Ghosts IV
18. 36 Ghosts 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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