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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명반 스페셜/ROCK BEST 5

락 입문자들에게 추천하는 80년대 ROCK 명반 BEST 5

[ 인생명반 스페셜 7 ]

 

 

80년대는 격동의 시기였다. 디지털 기술의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음반 시장의 큰 변화를 불러왔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CD의 출현이다. 음반이 LP에서 CD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가 80년대다. 80년대를 지나 90년대에는 CD가 음반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잡는다. 전자 기술의 발전은 음반뿐만 아니라, 대중음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자 건반 악기인 신디사이저는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며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 이로 인해 신디사이저를 중심으로 한 신스팝(Synthpop)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출현했다. 

 

신스팝의 등장은 록에 여러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록 밴드들은 신스팝의 기발한 사운드에 지지 않으려 자신들의 음악을 훨씬 자극적으로 바꿔나갔다. 그렇게 해서 70년대 초반에 유행하던 하드록(Hard rock)은 80년대 들어서 헤비메탈(Heavy matal)이라는 이름으로 진화했고, 헤비메탈의 출현으로 록 음악은 오히려 그 전보다 훨씬 다채로워졌다. 헤비메탈뿐 아니라, 록 음악에서 기존에 보여주지 않은 말랑말랑한 감성을 극대화한 브릿팝(Britpop)의 기초가 마련되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지난 인생명반 스페셜 5편에서는 90년대 록 명반들을 소개했다. 거기서 추천한 앨범들을 다 들어보고, 그것들에 익숙해졌다면,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보자. 이번엔 80년대다.

   


     

   

■ 소닉 유스(Sonic Youth) - Daydream Nation (1988)

 

너바나(Nirvana)와 얼터너티브 록(Alternative rock)을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밴드가 소닉 유스(Sonic Youth)다. 소닉 유스는 기존 록 음악에 있어서 어떤 범주에도 들어가지 않아, 대안(Alternative)의 록(Rock)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구별되었다. 얼터너티브 록의 본격적인 열풍은 90년대 초반 미국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이 열풍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열풍을 일으킬 초석을 다진 밴드가 소닉 유스다.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 열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밴드가 너바나다. 이 너바나 조차도 소닉 유스가 먼저 있었기에 출현 가능했던 밴드다. 실제로 너바나 멤버들과 소닉 유스 멤버들은 서로 친분이 깊었다. 애초에 너바나의 프론트맨인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이 소닉 유스의 열성팬이었다. 게다가 소닉 유스의 프론트우먼인 킴 고든(Kim Gordon)이 인디에 있던 너바나를 메이저로 데려올 때, 자신들이 속한 메이저 레이블로 오라고 부추기기도 했다.

 

이 앨범은 소닉 유스의 다섯 번째 정규앨범이다. 지난 정규 3집 “EVOL” 앨범과 정규 4집 “Sister”를 거치며, 자신들의 사운드에 팝 멜로디를 조금씩 가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난해한 노이즈로 가득했던 기존 음악이, 조금씩 들을만한 음악으로 변해갔다. 물론, 그전 음악에 비해서 그렇다는 얘기다. 그들의 음악은 얼터너티브 록의 시초라고 불리는 만큼, 쉽지만은 않다. 그들이 발표한 정규 5집 앨범 “Daydream Nation”은 대중적인 멜로디와 파격적인 노이즈가 가장 격렬하게 대치를 이루는 지점에 위치한다. 실험성을 위주로 파격적인 사운드를 내보내되, 대중성과는 어느 정도까지 타협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밴드의 치열한 고민이 묻어난다. 그 결과 이 앨범은 힙스터(Hipster)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매체인 피치포크(Pitchfork)에서 80년대 100대 명반 중 1위로 선정된다.(링크)

  

  

▲ 1번 트랙 “Teen Age Riot”

아무리 대중성을 향한 고민이 묻어나는 앨범이라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앨범이다. 그러나 지금 21세기에 옛날 록 음악을 찾는 사람들은 이미 힙스터나 다름없다. 뭔가 특이한 것만을 고집하는 힙스터들처럼, 실험적인 록 음악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고 싶다면, 본 앨범만큼 좋은 앨범도 드물 것이다. 듣다 보면, 낯설게만 느껴지던 그들의 노이즈가 어느새, 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개성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90년대 얼터너티브 록 열풍 이전에 다져진 단단한 초석의 모습을 목격하라. 그리고 전율하라. 소닉 유스가 뿜어내는 짜릿한 노이즈처럼. 이 앨범은 당신을 블랙홀 노이즈 속으로 유혹할 것이다.

  

  

트랙리스트

 

1. Teen Age Riot

2. Silver Rocket

3. The Sprawl

4. Cross The Breeze

5. Eric's Trip

6. Total Trash

7. Hey Joni

8. Providence

9. Candle

10. Rain King

11. Kissability

12. Trilogy: The Wonder

13. Trilogy: Hyperstation

14. Trilogy: Eliminator Jr.

   


     

  

■ 스미스(The Smiths) - The Queen Is Dead (1986)

 

록 음악의 역사에 있어서 1967년도만큼 격동적이었던 한 해를 뽑으라면, 그것은 1986년도일 것이다. 67년도와 86년도는 록 음악의 역사를 단번에 뒤엎어버린 놀라운 해라고 할 수 있다. 67년이 록 음악의 최고 전성기를 만든 해였다면, 86년도는 디스코(Disco) 등 댄스음악에게 뺏긴 대중음악의 왕좌를 본격적으로 재탈환한 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최고의 명반들이 많이 탄생한 해이기도 하다. 이 때 미국에서는 스래쉬 메탈(Thrash metal)의 열풍이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고, 또 다른 록의 종주국 영국에선 스미스(The Smiths)를 통해 브릿팝(Britpop) 열풍의 기초를 마련하고 있었다.

 

“The Queen Is Dead”는 스미스의 정규 3집 앨범이다. 브릿팝의 기초를 만들어간 밴드, 스미스의 대표작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앨범이기도 하다. 그만큼 영국의 브릿팝 열풍을 이해하기 위해선, 좋든 싫든 한 번은 반드시 이 앨범을 들어야 한다. 90년대 브릿팝 열풍을 이끌어간 후배 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와 오아시스(Oasis), 스웨이드(Suede)까지 모두 스미스에게 강한 영향을 받았음을 털어놨다. 그들의 영향은 2000년대까지 이어져, 콜드플레이(Coldplay)의 보컬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은 자신이 음악을 시작하도록 가장 큰 영향을 준 음악으로 스미스를 뽑기도 했다.

  

  

▲ 7번 트랙 “The Boy With The Thorn In His Side” 뮤직비디오

정규 1집과 2집에선 간단한 악기 구성으로 단순한 멜로디를 주로 뽑았다. 3집에 들어선 스미스는 악기 편성을 더욱 다양하게 해, 그들의 사운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풍성해진 사운드만큼, 그들의 감성 표현도 더욱 풍부해졌다. 브릿팝은 흔히 다른 록 음악에 비해 나른하고 소심한 느낌이 많아서, 찌질이들의 음악이라는 욕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기도 하다. 스미스는 브릿팝의 시초격 밴드이니 만큼, 그 어떤 브릿팝 밴드들보다도 구질구질한 감성을 표현한다. 풍성해진 사운드는 구질구질함을 덜어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킨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그 어떤 밴드도 표현하지 못한,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을 건드리는 음악을 만들었다. 그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가장 구질구질한 감성을 이 앨범을 통해 위로 받는 건 어떨까.

 

 

트랙리스트

 

1. The Queen Is Dead

2. Frankly, Mr. Shankly

3. I Know It's Over

4. Never Had No One Ever

5. Cemetry Gates

6. Bigmouth Strikes Again

7. The Boy With The Thorn In His Side

8. Vicar In Tutu

9. There Is A Light That Never Goes Out

10. Some Girls Are Bigger Than Others

    


    

▲ “Master Of Puppets” 앞표지(좌), “Peace Sells...But Who’s Buying?” 앞표지(우)

    

★ 세기의 대결

 

메탈리카(Metallica) - Master Of Puppets (1986) 

 

VS. 

 

메가데스(Megadeth) - Peace Sells...But Who's Buying? (1986)

 

 

앞서 말했듯이 86년도는 록 음악의 역사를 바꾼 역사적인 해였다. 앞서 소개한 스미스의 최고 명반이라 불리는 “The Queen Is Dead”의 발매에 이어, 미국에서도 엄청난 명반들이 쏟아졌다. 이번엔 분위기를 뒤집어 헤비메탈로 가보자. 일단 “Living On A Prayer”가 수록된 본 조비(Bon Jovi) 앨범 “Slippery When Wet”이 발매되었다. 이 앨범은 팝 메탈에 대해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반으로 통한다. 스래쉬 메탈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슬레이어(Slayer)의 최고 명반 “Reign In Blood”도 86년도에 나왔다. 무엇보다 86년도를 록 음악 역사상 최고의 한 해로 뽑는 이유는 따로 있다. 메탈리카(Metallica)와 메가데스(Megadeth)의 록 역사상 가장 살벌한 대결이 펼쳐진 것이 86년도의 일이기 때문이다. 메탈리카와 메가데스는 슬레이어, 앤스랙스(Anthrax)와 더불어, 미국 스래쉬 메탈 Big 4로 불릴 정도로 거물 밴드다.

 

메탈리카와 메가데스는 서로 사이가 안 좋기로 유명하다. 메가데스의 리더인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e)은 원래 메탈리카 소속 기타리스트였다. 메탈리카 멤버들이 데이브 머스테인의 고약한 술버릇과 난폭한 성격을 참지 못하고, 그를 밴드에서 내쫓아버렸다. 메탈리카는 데이브 머스테인을 내쫓아버리고 나서 그 자리에 커크 해밋(Kirk Hammett)을 영입한다. 데이브 머스테인이 자기와 상의도 없이, 메탈리카 멤버로 커크 해밋을 영입한 걸 알고 나서, 메탈리카 멤버들에게 울분을 품고 결성한 밴드가 메가데스다. 그러니 사이가 나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세월이 증오를 녹였는지, 합동 투어도 하는 등 두 밴드 사이가 꽤 좋아졌다. 합동 투어도 벌써 5년 더 지난 얘기니 말 다했다. 물론 지금은 이래도, 86년도 당시에 그 두 밴드는 서로를 살벌하게 물어뜯는 사이였다.

  

   

▲ “Master Of Puppets” 앨범 2번 트랙 “Master Of Puppets”

메탈리카에게 있어서 86년도에 발표한 정규 3집 “Master Of Puppets”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따로 있다. 정규 1집과 2집도 팬들 사이에서 명반으로 평가 받지만, 그 때까지도 떠난 데이브 머스테인의 스타일이 여전히 남아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메탈리카의 독보적 스타일은 정규 3집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Master Of Puppets” 앨범이 메탈리카 대표 명반으로 뽑히는 이유다. 메탈리카와 메가데스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문외한이 듣더라도, 자세히 들어보면 확실히 차이가 많이 나는 걸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소개할 메탈리카 정규 3집과 메가데스 정규 2집 “Peace Sells...But Who's Buying?”을 비교한다면 말이다. 메가데스 정규 2집도 정규 4집과 함께, 팬들이 뽑는 메가데스 최고의 명반이다. 정규 1집의 경우 명반이라는 얘기가 자주 나오긴 하지만, 아무래도 스타일이 덜 다듬어져 투박한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정규 2집에서 메가데스 특유의 스타일이 정립되었다는 것이 팬들의 중론이다.

  

 

▲ “Peace Sells...But Who’s Buying?” 앨범 3번 트랙 “Peace Sells”

메가데스의 스타일은 기타 연주에 고음을 많이 내고, 주법에 있어서 좀 더 다양한 형태를 구사한다는 특징이 있다. 메탈리카는 메가데스에 비해, 중저음이 많이 강조된 느낌이다. 기타 리프도 메가데스에 비해 단순한 편이다. 물론 장르가 장르다 보니, 마냥 단순하다는 건 아니고, 메가데스에 비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당연히 메탈리카의 기타 연주 기교도 극한의 수준이다. 정리하자면, 메가데스의 연주는 날카로운 창으로 쿡쿡 쑤시는 느낌이고, 메탈리카는 육중한 철퇴로 쿵쿵 찍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어느 쪽이 더 자극적일까? 어느 쪽이 더 당신의 마음에 들 것인가? 직접 비교 청취해보라. 당신이 어느 쪽을 택하든 아니, 설령 둘 사이에서 하나를 택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은 당신에게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 될 테니 말이다. 메탈리카와 메가데스가 있어, 86년도는 헤비메탈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헤비메탈 역사상 가장 뜨거운 불꽃이 튀던 순간을 직접 목격하라.

 

 

트랙리스트

 

- Master Of Puppets

 

1. Battery

2. Master Of Puppets

3. The Thing That Should Not Be

4. Welcome Home (Sanitarium)

5. Disposable Heroes

6. Leper Messiah

7. Orion

8. Damage, Inc.

 

 

- Peace Sells...But Who's Buying?

 

1. Wake Up Dead

2. The Conjuring

3. Peace Sells

4. Devils Island

5. Good Mourning / Black Friday

6. Bad Omen

7. I Ain't Superstitious

8. My Last Words

    


 

   

 AC/DC – Back In Black (1980)

 

호주 밴드 AC/DC는 하드록이 헤비메탈로 진화하는 과도기에, 하드록과 헤비메탈 사이에 우뚝 서있던 밴드다. 이러한 그들의 업적 때문에 그들은 메탈(Metal)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밴드로 평가 받는다. 그런 만큼 그들의 대표 앨범은 헤비메탈 역사상 가장 중요한 명반으로 뽑힌다. 그들의 정규 6집 앨범 “Back In Black”에 대한 얘기다. 대중음악 역사상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은 무엇일까? 그것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정규앨범인 “Thriller”다. 그럼 두 번째는? 두 번째가 바로 AC/DC의 “Back In Black”이다. 세상은 1등만 기억하고,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지만, AC/DC가 차지하는 2등은 왠지 무게감이 다르다. 아마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2등 중에서 가장 강렬한 2등이지 않을까. 이만큼 헤비메탈의 대중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밴드이기도 하다.

  

  

▲ 6번 트랙 “Back In Black” 뮤직비디오

AC/DC의 최고 명반이니 만큼, 그들의 대표곡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일단 6번 트랙 “Back In Black”을 10초만 들어보면, “아, 이 노래!”를 외칠 것이다. 그만큼 이 앨범이 가지는 존재감은 엄청나다. 그들은 전기의 교류와 직류를 뜻하는 밴드명을 가진 만큼, 음악에 있어서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강렬한 사운드를 선보인다. 앨범 전체가 귀에 잘 들어오는 중독적인 연주들로 가득하다. AC/DC의 대표곡 “Back In Black” 외에도, “Hells Bells”, “Shoot To Thrill”, “You Shook Me All Night Long” 등도 팬들의 애청 트랙으로 자주 뽑힌다.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잘 들어오고, 귀에 잘 들어오는 만큼 강렬하다. 강렬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들을수록 밴드의 정교한 연주력에 감탄하게 된다. 이 앨범이 없었다면, 헤비메탈이 지금 우리가 아는 모습처럼 발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위대한 업적에 감사하며, 헤비메탈의 큰 형님들을 맞이하자.

  

  

트랙리스트

 

1. Hells Bells

2. Shoot To Thrill

3. What Do You Do For Money Honey

4. Given The Dog A Bone

5. Let Me Put My Love Into You

6. Back In Black

7. You Shook Me All Night Long

8. Have A Drink On Me

9. Shake A Leg

10. Rock And Roll Ain't Noise Pol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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