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명반 스페셜 10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은 그야말로 록 역사에 있어서, 다시는 오지 않을 황금기였다. 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사이키델릭 록(Psychedelic rock) 열풍은 록이라고 하는 음악 양식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켰다. 이때부터 록은 전보다 훨씬 격렬하고, 몽환적인 색채를 띠게 되었다. 우리가 현재 록이라고 인식하는 음악적 양식이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사이키델릭 록의 과감한 실험은 록이라고 하는 음악의 무궁한 진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록을 통해 벌어지는 실험들은 훨씬 더 다채로워지고, 실험이 성공할수록 록 음악의 음악성은 훨씬 깊어졌다. 그전까지 많은 사람들은 록을 블루스(Blues)라고 하는 흑인 대중음악에 뿌리를 둔 저속한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60년대 후반부터 사람들이 가진 록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록도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등의 클래식 음악처럼 위대한 음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의견이 처음으로 생겨났다. 이 당시 활동하던 록 뮤지션들이 블루스에 경의를 표하면서, 블루스에 대한 음악적 평가도 록과 함께 덩달아 높아지기도 했다. 이 모든 게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에 벌어진 일이다.
실제로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대다수의 록 밴드들이, 아직까지도 70년대 록 음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70년대는 록 음악에 있어서 굵직한 록의 뿌리들이 다양하게 뻗어나간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생긴 록 음악의 다른 양식들은, 70년대 생겨난 굵직한 뿌리들의 잔뿌리 정도라고 보면 된다. 격렬하고 화려한 연주로 유명한 헤비메탈(Heavy metal)의 원조인 하드록(Hard rock), 록에 재즈와 클래식을 접목시켜 록의 음악성을 다채롭게 만든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이 두 장르 모두를 부정하며 극도의 미니멀리즘과 과격함으로 무장한 펑크록(Punk rock)까지, 이 모든 게 70년대에 가장 많이 성장했다. 저 세 장르 모두 록 음악에 있어서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장르고, 현재까지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렇기에 록 음악을 깊이 있게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에겐, 70년대 록 음악에 대한 탐구는 필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록의 황금기를 화려하게 장식한 다섯 명반들을 만나보자.
■ 클래시(The Clash) - London Calling (1979)
클래시(The Clash)는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의 팬들이 모여 결성한 밴드로서, 현재는 섹스 피스톨즈와 함께 펑크록의 거장 밴드로 평가 받고 있다. 클래시는 섹스 피스톨즈의 팬들로 구성된 밴드이니 만큼, 처음에는 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과격한 펑크록을 구사했다. 그러나 정규 3집에 해당하는 본 앨범 “London Calling”을 발표하며, 그들은 섹스 피스톨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클래시만의 독보적인 색채를 확립했다. 본 앨범의 특징이라면, 펑크록을 기반으로, 자메이카의 대중음악인 스카(Ska), 록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로커빌리(Rockabilly), 록 이전에 대중음악의 왕좌를 차지했던 재즈(Jazz)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켜, 펑크록의 다채로운 가능성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이들의 음악적 실험은, 사람들에게 펑크가 단순히 뭣 모르고 철없는 젊은이들의 일시적 반항이 아님을 시사했다. 이들의 실험은 성공적이었고, 이런 성공은 펑크에 더욱 강한 호소력을 부여했다. 펑크의 수명을 일시적 유행에서, 영속적인 깊이를 가진 음악으로 받아들이기까지 늘려놓은 셈이다. 이들이 본 앨범을 통해 쌓은 업적은 후대에도 인정받아, “롤링 스톤 선정 500대 명반(Rolling Stone 500 Greatest Albums Of All Time)”에 무려 8위라는 엄청난 순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참고로 앨범표지는 로큰롤의 왕이라고 불리는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앨범인 “Elvis Presley”를 패러디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요즘 세대엔 엘비스 프레슬리 앨범보다 “London Calling” 앨범이 훨씬 유명하니, 신기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천하의 엘비스 프레슬리 앨범을 패러디 해놓고, 정작 본인들의 앨범이 더 유명해지니, 이 앨범의 파급력을 대충 알만하다.
본 앨범과 동명의 곡인 1번 트랙 “London Calling”은 비장한 분위기로 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2번 트랙 “Brand New Cadillac”은 로커빌리의 색채가 들어간 신나는 곡으로서, 앨범 전체의 흥을 돋우는 곡이다. 5번 트랙 “Rudie Can't Fall”과 11번 트랙 “Wrong 'Em Boyo”, 18번 트랙 “Revolution Rock”은 자메이카 음악의 색채가 물씬 풍기는 곡으로서, 청자에게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6번 트랙 “Spanish Bombs”는 경쾌한 음색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이야기하며 사회의 역설을 적절하게 표현했다. 이 외에도 모든 트랙이 펑크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음악을 뿜어내며, 청자에게 색다른 흥을 부여한다.
* 사실 이 앨범은 79년 12월에 나온 앨범이라, 다른 매체에서는 70년대 음반이 아닌 80년대 음반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기서는 70년대를 마감하는 음반이라는 성격을 부여해서, 70년대 음반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트랙리스트
1. London Calling
2. Brand New Cadillac
3. Jimmy Jazz
4. Hateful
5. Rudie Can't Fall
6. Spanish Bombs
7. The Right Profile
8. Lost in the Supermarket
9. Clampdown
10. The Guns of Brixton
11. Wrong 'Em Boyo
12. Death or Glory
13. Koka Kola
14. The Card Cheat
15. Lover's Rock
16. Four Horsemen
17. I'm Not Down
18. Revolution Rock
19. Train in Vain
■ 퀸(Queen) - A Night At The Opera (1975)
퀸(Queen), 이 밴드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까? 지금은 비틀즈(The Beatles)와 함께, 영국 록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밴드로 여겨지는 밴드가 아니던가. 이들의 전기영화인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가 대한민국에 불러온 폭풍은 설명이 필요 없다. 그래도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퀸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고 싶다면, 여기서 추천하는 이 앨범을 들어보길 바란다. 퀸은 원래 레드 제플린(Led Zeppelin)과 딥 퍼플(Deep Purple) 같은 하드록 밴드들의 후발주자로서 출발했다. 그러나 정규 3집 “Sheer Heart Attack” 앨범을 시작으로, 보컬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다채로운 음악적 취향이 곁들여져, 기존의 하드록과는 점차 차별화되기 시작했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정규 4집 “A Night At The Opera”는 퀸의 음악적 과도기에 있어서, 정점에 위치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퀸은 음악적 평가에 있어서, 비틀즈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비틀즈는 그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음악들이 후대에 수도 없이 많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반면, 퀸은 직계후손이라고 칭할 만한 음악이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퀸의 음악이 록이냐 팝이냐, 이런 논란마저 생길만큼 그들의 음악적 정체성은 사람들에게 애매하게 받아들여진다. 관점을 다르게 보면, 그만큼 퀸은 어떤 밴드도 따라할 수 없는 음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애매하게 받아들여졌던 그들의 음악은, 후대로 올수록 그들만의 강렬한 개성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당대에는 정작 평론가들의 외면을 받다가, 후대로 올수록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위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결국 올해 그래미(Grammy Awards)에서 퀸의 이런 독창적 음악성을 인정해, 퀸에게 평생 공로상을 수여하게 된다.
이 글을 쓰면서, 나도 모르게 “다채롭다”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게 된다. 그만큼 “다채롭다”라는 단어는 70년대 록 음악을 대표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단어에 퀸만큼 잘 어울리는 밴드가 또 있을까? 퀸이 얼마나 다채로운 음악적 색채를 많이 뿜어냈는지 알려면, 대표곡인 “Bohemian Rhapsody”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놀랍게도 이 곡은 “A Night At The Opera”의 수록곡이다. 이 앨범을 듣고 있으면, “Bohemian Rhapsody”를 정규앨범 전체로 확장시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1번 트랙 “Death On Two Legs (Dedicated To...)”와 6번 트랙 “Sweet Lady” 등에서는 하드록 밴드들의 후발주자로 출발했던 퀸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2번 트랙 “Lazy On A Sunday Afternoon”과 7번 트랙 “Seaside Rendezvous”는 유머 넘치는 재즈 트랙들이며, 4번 트랙 “You’re My Best Friend”와 9번 “Love Of My Life”는 프레디 머큐리의 미성이 잘 드러나는 감미로운 러브송이다. 이렇게 다양한 음악을 자신들의 개성으로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퀸의 능력에 경악하게 되는 앨범이다.
트랙리스트
1. Death on Two Legs (Dedicated to...)
2. Lazing on a Sunday Afternoon
3. I'm in Love with My Car
4. You're My Best Friend
5. '39
6. Sweet Lady
7. Seaside Rendezvous
8. The Prophet's Song
9. Love of My Life
10. Good Company
11. Bohemian Rhapsody
12. God Save the Queen
■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 The Dark Side Of The Moon (1973)
프로그레시브 록을 이야기할 때, 프로그레시브 록의 시초로 여겨지는 밴드 킹 크림슨(King Crimson)과 함께, 양대산맥처럼 항상 언급되는 밴드가 있다. 이번에 소개할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이야기다. 킹 크림슨이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는 장르가 본격화되는데 크게 기여했다면, 핑크 플로이드는 그 장르를 발전시키기고 대중화시키는 데에 큰 기여를 한 밴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치더라도 요즘 세대에게는 좀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 밴드이기도 하다. 좀 어렵더라도 일부러라도 친해질 만한 가치가 충분한 밴드이기도 하다. 쉽게 친해지고 쉽게 질리는 과반의 요즘 음악과는 다르게, 어렵게 친해지는 밴드이니만큼 한 번 친해지면 웬만큼 질리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런 핑크 플로이드와 친해지는 첫 걸음을 떼기에 적절한 앨범을 추천하자면, 그들의 정규 8집 “The Dark Side Of The Moon”을 추천하고 싶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지금 들어도 굉장히 낯설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요즘에는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가 발달하다보니, 신기하면서도 자극적인 소리들이 워낙에 많다. 그래서 일렉트로니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요즘 세대가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들으면, 뭔가 낯선 소리처럼 느껴지긴 해도, 자극적인 느낌은 전혀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70년대 당시엔 음악 안에, 신디사이저를 이용해 프로펠러가 격렬히 돌아가는 것 같은 소리를 만들거나, 괘종시계 혹은 동전계수기 돌아가는 소리를 수도 없이 중첩시켜 샘플링으로 활용하는 등의 시도가 지극히 드물던 시기였다. 그래서 당대 사람들에겐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한 충격이고 자극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진정 성공으로 이끈 것은 재즈, 클래식, 블루스 등을 록 음악에 자연스레 녹여낸 그들의 탁월한 음악성 덕분이었다.
이 앨범의 가장 큰 의의는 핑크 플로이드가 시도한 실험적 요소들이 훌륭한 음악성과 적절한 조화를 이뤄, 수많은 후대 뮤지션들에게 더 많은 실험을 하도록 부추겼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3번 트랙 “On The Run”과 4번 트랙 “Time”, 6번 트랙 “Money”는 위에서 열거한 실험들과 훌륭한 음악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트랙들이다. 한편, 5번 트랙 “The Great Gig In The Sky”는 클래식 피아노 소나타에서나 들을 법한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에, 록 음악 특유의 광기어린 사운드가 묘한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쉽게 만들 수 없는 기묘한 조합에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되는 곡이다. 8번 트랙 “Us And Them”은 잔잔한 연주와 웅장한 사운드가 교차되며 청자의 기분을 역동적으로 부풀리는 곡이다. 8번 트랙은 9번 트랙, 10번 트랙, 11번 트랙까지 하나의 곡인 것처럼 이어지며, 청자의 기분을 훨씬 부풀리게 만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묘한 음악적 실험과 감미로운 연주의 조화가 청자의 긴장을 놓치지 않게 만드는 앨범이다.
트랙리스트
1. Speak to Me
2. Breathe
3. On the Run
4. Time
5. The Great Gig in the Sky
6. Money
7. Us and Them
8. Any Colour You Like
9. Brain Damage
10. Eclipse
■ 데이빗 보위(David Bowie) -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 (1972)
데이빗 보위(David Bowie)는 70년대 서양에서 뮤지션을 넘어 문화 아이콘이었다. 음악뿐만 아니라, 그의 패션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외계인을 연상시키는 기괴한 화장과 화려한 복장 등으로, 당대 수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물론 그의 이런 모습은 지금 봐도 파격적이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면, 후대 가수 중에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이나, 더욱 최근으로 가면 레이디 가가(Lady Gaga)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당신의 예감은 정확히 적중했다. 이 두 가수 모두 데이빗 보위의 영향을 깊이 받았음을 시인한 바 있다. 특히 마릴린 맨슨은 가장 존경하는 뮤지션 중 한 명으로 데이빗 보위를 뽑았고, 마릴린 맨슨의 정규 3집 “Mechanical Animals”는, 지금 소개하려는 데이빗 보위의 정규 5집 앨범 “Ziggy Stardust”를 모티브로 삼았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화성에서 온 지기 스타더스트와 거미들의 흥망성쇠”라는 긴 제목을 가진 이 앨범은 데이빗 보위의 대표 앨범을 논할 때, 반드시 첫 머리에 등장하는 앨범이다. 데이빗 보위는 화성에서 지구로 온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라는 자신의 페르소나를 만든다. 다른 가수들에게선 절대 볼 수 없는 외계인 같은 비주얼을 가진 자신의 모습을 본 딴 페르소나였다. 이 앨범은 데이빗 보위의 페르소나인 지기 스타더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콘셉트 앨범이다. 이 앨범 제목에서 말하는 “거미들(The Spiders)”은 데이빗 보위의 밴드 멤버들을 의미한다. 화성에서 온 지기 스타더스트라는 콘셉트에 맞게, 이 앨범 안에 들어 있는 음악들도 지구에선 좀처럼 접하기 힘들 것 같은 실험으로 가득하다.
클래식 교향곡처럼 현악이 웅장하게 울려 퍼지며, 록 음악과 조화를 이룬다는 측면에선, 프로그레시브 록의 형태를 닮아있다. 그러나 프로그레시브 록보다는 좀 더 간략한 형태를 띠는 것이 특징이다. 앨범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에, 신나는 느낌이다. 하드록의 과격한 사운드도 적극 수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웅장한 사운드와는 다르게, 데이빗 보위의 보컬은 얇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일관한다. 하나의 음악에 웅장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담아내며, 유니섹스적 색채를 뿜어낸다. 이런 특성 때문에 데이빗 보위의 이 당시 음악을 치장(Glam)한다는 의미를 써서 “글램 록(Glam rock)”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앨범을 자세히 듣다 보면, 하나의 단어로 그의 음악적 정체성을 정의하기가 힘들다는 생각마저 든다. 과연 그는 화성에서 왔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독보적인 음악의 천재였다.
트랙리스트
1. Five Years
2. Soul Love
3. Moonage Daydream
4. Starman
5. It Ain't Easy
6. Lady Stardust
7. Star
8. Hang On to Yourself
9. Ziggy Stardust
10. Suffragette City
11. Rock 'n' Roll Suicide
■ 더 후(The Who) - Who's Next (1971)
더 후(The Who)는 록의 반항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 커다란 역할을 한 밴드다. 기성세대에 격렬히 반항하는 내용을 가사에 넣어 노래하거나, 공연 도중에 악기를 부순다거나, 이런 것들을 록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밴드로 평가 받는다. 그 때문에 펑크록의 시초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만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펑크록보다는 양식 측면에서 훨씬 복잡하다는 것과, 기술 측면에서도 훨씬 고난도 기술을 구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펑크록보다는 하드록 밴드로 보는 것이 더 옳다는 얘기다. 특히 이들의 음악은 정규 4집 “Tommy”를 거쳐, 훨씬 다채로운 음악적 실험을 펼치게 되는데, 그런 이들의 음악적 실험이 절정에 달한 앨범이 정규 5집 “Who's Next”다.
“Who's Next” 앨범에서 이들은 하드록 밴드면서도, 당시로선 생소했던 악기인 신디사이저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디사이저를 통해 앨범 전체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선사하는 한편, 자신들의 최고 무기인 파워풀한 음색도 잊지 않았다. 철없는 젊은이들의 반항적인 음악에서 조금 벗어나, 깊이 있는 음악성으로 승부하는 성숙한 밴드로 성장한 셈이다. 이 때문에 후배 밴드인 섹스 피스톨즈에게 까이는 신세가 되기는 했지만, 이런 후배 밴드의 비난이야 말로, 이들이 당시에 차지하고 있던 위치가 만만한 자리가 아니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1번 트랙 “Baba O’riley”는 시작부터 발랄하게 꿈틀대는 신디사이저 소리가 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점차 걸음을 좁히는 하드록 사운드가 청자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든다. 2번 트랙 “Bargain”은 처음엔 부드러운 신디사이저 연주로 시작하다가, 정통 하드록 사운드가 폭발하며 경쾌한 기분을 선사한다. 5번 트랙 “The Song Is Over”는 감미로움과 웅장함이 교차되며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8번 트랙 “Behind Blue Eyes”는 비장미가 돋보이는 슬로우 템포 넘버다. 9번 트랙 “Won't Get Fooled Again”은 환상적인 신디사이저 연주가 여러 겹으로 중첩되며 청자를 빨아들이는데, 그 와중에 웅장한 하드록 사운드가 청자를 깨우고, 곡이 끝날 때까지 청자의 흥분을 놓치지 않게 만든다. 기성세대를 향해 독기어린 반항을 내뿜던 악동들이, 어느새 성숙한 음악적 실험으로 록 음악의 진정한 거장으로 자리 잡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명반이다.
트랙리스트
1. Baba O'Riley
2. Bargain
3. Love Ain't for Keeping
4. My Wife
5. The Song Is Over
6. Getting in Tune
7. Going Mobile
8. Behind Blue Eyes
9. Won't Get Fooled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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