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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명반 에세이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 Hunky Dory

인생명반 에세이 59: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 Hunky Dory

 

화성에서 온 괴짜가 쓴 창세기

 

■ 나만의 세계를 지켜나간다는 것

회사 생활에 제대로 적응할 수가 없어 고민이 심해지던 무렵이었다. 너무도 바쁘게 돌아가는 회사 업무 때문에, 나는 나의 내면을 제대로 돌볼 시간이 없었다. 업무 중에는 물론이고, 퇴근 후에도 버거운 업무에 지쳐서, 나의 내면을 돌볼 여유 따윈 없었고, 그저 먹고 누워서 싸구려 유희에 빠져있다 잠들기 바빴다. 양질의 독서와 글쓰기를 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아, 나의 세계는 넓어지지 못하고, 점점 세상이 내게 요구하는 나 자신의 모습에 맞춰 살기 바쁜 삶이 이어졌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이제껏 가꿔왔던 나의 내면세계가 점점 빛을 잃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나의 세계를 잃어버리는 기분이 들어 출근 때마다 서글픈 기분이 되곤 했다. 이런 슬픔이 최고조에 달하게 된 올해 봄, 나를 가장 많이 위로해주었던 노래가 하나 있는데,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Space Oddity”라는 노래였다.

 

“우주 괴짜”라는 제목을 가진 이 노래는 우주 비행사 톰 소령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톰 소령은 보위가 만든 캐릭터 중 하나인데, 인류 최초로 로켓을 타고 지구 밖으로 나간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전 세계의 모든 기대와 주목을 받게 된 톰 소령은 우주에서 지구로 미래에 대한 커다란 희망을 가져올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인류의 기대와 달리 우주선에 문제가 생겨, 톰 소령은 지구로 귀환하지 못하고, 영원히 우주 공간을 떠돌게 되는 비운의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비극적인 결말을 노래하지만, 가락은 왠지 처음의 흥겨움을 잃지 않고 끝까지 이어진다. 서서히 페이드아웃 되어가며 끝나는 음악은 점점 지구로부터 멀어지는 톰 소령의 모습을 그리는 것 같아, 듣고 있으면 왠지 기묘한 기분에 빠지게 된다. 이 노래를 한 번 더 들어보면, 톰 소령의 업적을 칭찬하는 가사를 다시 들을 수 있다. 톰 소령은 비록 우주를 영원히 떠도는 “괴짜”가 되는 결말을 맞이했지만, 그가 우주를 향해 떠났다는 사실 그 자체는 여전히 그의 위대한 업적으로 지구에 남았다는 걸 말하는 것 같았다. 보위가 노래하는 멜로디는 이런 톰 소령의 슬픈 결말을 예감하고, 그것마저 예찬하듯 노래가 끝날 때까지 빛을 잃지 않는다.

 

나도 왠지 톰 소령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모든 걸 잃게 되더라도 한껏 나 자신만의 세계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얘기다. 다시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내 모습이 될 수 없더라도 좋다. 톰 소령처럼 영원히 나만의 우주 속을 떠돌며, 사회로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되더라도, 나는 나만의 우주를 향해 떠나가고 싶다. 이 노래와 함께 나는 나의 길이 더 밝게 빛나는 걸 느낄 수 있었고, 나의 도전이 비록 슬픈 결말로 이어지게 될지도 모르지만, 나의 우주를 향해 내딛는 걸음은 내 우주에 은하수가 되어 영원히 빛나리라는 확신이 생겼다.

 

 

▲ “Space Oddity” 뮤직비디오

■ 보위의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Space Oddity”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고 나서, 보위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 그렇게 나는 보위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특유의 흥겨움으로 치환하는 재주를 가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슬픈 일이든 기쁜 일이든,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간에, 보위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보위의 세계가 되고, 보위의 음악이 되어, 보위의 세계를 흥겹게 울린다.

 

조현병을 앓았던 보위의 형은 보위의 음악 세계를 구성하는 영감의 원천이 되었으며, 친구와 여자 때문에 다투다가 생긴 눈동자의 상처는 그를 상징하는 오드아이가 되어, 그의 개성을 부각시켜주었다. 머리 길게 기른 남성들을 박해하고 혐오하는 풍조가 강했던 60년대 영국에서, 긴 머리를 가진 남성들이 보위의 친구였고, 보위 자신은 이런 사회 풍조와 맞서 싸우기 위해 스스로 “장발 남성 학대 예방 협회”의 회장이 되었다. 그를 둘러싼 모든 불행과 박해도 그의 개성을, 자기만의 세계를 무너뜨릴 수 없었다. 그것들은 오히려 그의 인생을 흥겹게 울리는 가락으로 변해가며, 그의 세계가 가진 개성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보위의 음악은 그의 인생과 철학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욱 흥미로워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다른 모든 뮤지션의 음악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보위가 그런 면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보위가 음악을 위해 존재한다기보다, 음악이 보위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랄까, 보위의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쩌면 스토리가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그가 지치지 않고 음악적 실험과 변화를 꾀했던 것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신의 페르소나와 그에 따르는 스토리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가 1971년 발표한 정규 4집 “Hunky Dory”는 이런 의미에서 무척 중요한 앨범이다. 수록곡 전체가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준 사람들에 대한 찬사와 자기 예언으로 가득 차 있으며, 보위의 여러 페르소나 중 가장 유명한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가 등장하기 직전에 발표된 앨범이기 때문이다. 이 앨범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기 스타더스트를 비롯한 보위의 여러 페르소나들이 어떤 원천을 가지고 탄생했는지 알 수 있다.

 

 

▲ 1번 트랙 “Changes”

■ 시간은 나를 변화시키겠지만, 나는 시간을 쫓아갈 수 없어

1번 트랙 “Changes”가 활기찬 사운드와 함께 앨범의 서막을 연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 차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는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지만, 보위는 이런 불안마저도 설렘 가득 찬 멜로디로 치환시켜버린다.

 

“Ch-ch-ch-ch-changes (Turn and face the strange) Ch-ch-changes, don't want to be a richer man. Ch-ch-ch-ch-changes (Turn and face the strange) Ch-ch-changes, just gonna have to be a different man. Time may change me, But I can't trace time.

 

벼, 벼, 벼, 벼, 변신 (돌아서 낯선 풍경을 마주해 봐) 벼, 벼, 변신, 더 부자가 되고 싶지는 않아. 벼, 벼, 벼, 벼, 변신 (돌아서 낯선 풍경을 마주해 봐) 벼, 벼, 변신, 그저 다른 사람이 되어야만 해. 시간은 나를 변화시키겠지만, 나는 시간을 쫓아갈 수 없어.”

 

그저 “변신”이 아니라 변신을 거듭하게 될 자신의 미래를 예측이라도 하듯 “벼, 벼, 벼, 벼, 변신”이라고 표현하는 게 흥미롭다. 실제로 데이비드 보위라는 이름부터가 자기 본명이 아닌 예명인데다가, 훗날 지기 스타더스트를 비롯해, 알라딘 새인(Aladdin Sane), 핼로윈 잭(Halloween Jack), 씬 화이트 듀크(The Thin White Duke) 등 다양한 페르소나로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켜가며 활동했으니, 이 노래에 담긴 자기 예언은 그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시간은 자신을 변화시킬지라도, 자신은 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며, 미래의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본인도 궁금하다는 듯, 활기찬 연주에 맞춰 설레는 감정을 노래하는 보위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Oh, you Pretty Things, Don't you know you're driving your Mamas and Papas insane? Let me make it plain, You gotta make way for the Homo Superior.

 

오, 너희 깜찍한 녀석들아, 너희는 엄마 아빠들을 미쳐버리게 만든다는 걸 알지 못하니? 분명히 해두자고요, 여러분은 이 우월한 종들을 위해 길을 비켜야 할 겁니다.”

 

2번 트랙 “Oh! You Pretty Things”의 가사로서, 신세대와 기성세대의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낸 곡이다. 기성세대의 눈에는 신세대가 탐탁지 않게 여겨질지도 모르겠지만, 보위는 신세대야 말로 미래를 만들어갈 새로운 인류라며 칭송하기 마다하지 않는다. 본인도 장발 남성이라는 신세대적 흐름에 열심히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기성세대로부터 많은 핍박을 받았을 텐데, 그런 핍박의 세월을 이토록 흥겹게 노래하다니, 그의 낙천성에 감탄하게 된다.

 

1번 트랙과 2번 트랙에 이어지던 흥겨움은 3번 트랙 “Eight Line Poem”에 이르러 자연스레 차분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들떴던 마음은 잠시 사색의 시간 속으로 침잠하고, 침잠하는 내면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현실에 권태를 느끼는 한 갈색머리 소녀의 위대한 일탈이다.

 

 

▲ 4번 트랙 “Life On Mars?” 뮤직비디오

“Sailors fighting in the dance hall. Oh, man, look at those cavemen go. It's the freakiest show. Take a look at the lawman, Beating up the wrong guy. Oh, man, wonder if he'll ever know. He's in the best selling show. Is there life on Mars?

 

선원들이 무도회장에서 싸우고 있어. 오, 이봐, 저기 원시인이 지나가는 걸 봐. 이거 끝내주는 광경인데. 보안관이 엉뚱한 사람을 때려 패는 걸 보라고. 오, 이봐, 그가 알고는 있을까. 그가 가장 잘 팔리는 쇼에 출연 중이라는 걸. 화성에도 삶이 있을까?”

 

4번 트랙 “Life On Mars?”는 현실 너머에 존재하는 새로운 삶에 대한 열렬한 동경을, 부드럽고도 웅장한 연주로 표현한 곡이다. 그 소녀의 동경에 담긴 열망과, 오래된 열망에서 새어나오는 우수에 젖은 심정이 느껴진다. 나 또한 언젠가 현실에 지쳐, 현실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는 상상에 빠질 때가 있는데, 그 때 내 마음에서 풍겨져 나오던 달콤한 눈물의 냄새를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이 노래는 73년에 뒤늦게 싱글로 발매되었는데, 이 싱글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뮤직비디오에선, 보위가 지기 스타더스트로서 촬영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가 공연이 끝난 직후 촬영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화성에서도 삶이 있을까 궁금하던 소녀가 어렴풋이 떠올린 화성의 록 스타는 아마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이런 소녀의 상상을 노래하는 지기 스타더스트의 모습은 소녀의 상상을 현실로 실현시켜주는 존재처럼 보여 신비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 편으론 보위가 지기 스타더스트의 죽음을 발표하기 바로 며칠 전의 모습인지라, 이 노래가 지기 스타더스트로서의 삶마저도 지쳐버린 보위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는 생각도 든다. “Changes”에서 “Every time I thought I'd got it made, It seemed the taste was not so sweet. (매번 나는 내가 이룬 것들에 대해 생각하지만, 그게 달콤하지만은 않았던 거 같아)”라고 말했던 것처럼.

 

■ 보위의 우주는 보위 혼자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

6번 트랙 “Quicksand”는 이제까지 이어진 밝은 모습과는 달리 서글픈 멜로디가 흘러오는데, 가사에서는 삶과 죽음, 선과 악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고뇌가 자신의 힘을 모두 빼앗고 있다며 한탄하고선, 죽고 나서야 모든 의문이 풀릴 거라며, 자신의 고뇌를 믿지 말자는 다짐을 남에게 얘기하듯 자기 자신을 향해 읊조린다. 이런 힘겨운 읊조림은 7번 트랙 “Fill Your Heart”의 활기찬 연주로 이어진다. 마치 그 고뇌의 해답은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러니 사랑으로 마음을 채우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위는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 노래하기 시작한다. “앤디 워홀(Andy Warhol)”부터 시작해, 보위 자신처럼 본명과 다른 예명으로 활동하는 “밥 딜런(Bob Dylan)”에게 동질감을 표출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어려서 여아용 옷을 입기 좋아했던 남자 “루 리드(Lou Reed)”를 “Queen Bitch”라고 부르며, 루 리드의 치명적인 매력을 광란의 리듬으로 찬미하기에 이른다. 그는 자신의 노래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단순히 연인끼리의 사랑을 노래한 것이 아닌, 그들이 가진 개성을 칭송하는 노래들로서, 그들의 개성이 나의 우주를 만들었노라 고백하는 것 같다.

 

 

▲ 1997년, 루 리드와 함께 “Queen Bitch”를 부르는 보위의 모습이 담긴 영상

보위가 사랑했던 여러 괴짜들 중에서도, 그가 가장 사랑했던 괴짜는 그의 이부형 테리(Terry)였다. 남들 눈엔 안 보이는 걸 보고, 남들 귀엔 안 들리는 걸 듣는 병에 걸린 테리는, 남들로부터 쉽게 멸시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보위는 그를 열렬히 사랑했고, 그가 정신병원에 수감되고 나서도, 그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고 나서도, 평생 그를 그리워했다고 전해진다. 이 앨범의 마지막 11번 트랙 “The Bewlay Brothers”는 가사에 있어 여러 해석이 있지만, 테리에 관한 노래라는 해석이 내 마음에 가장 와 닿는다. 보위에게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주었던 테리를 생각하며, 그가 바라보았을 기이하고도 난해한 세계를,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연주로 표현한다.

 

밝고 활기찬 곡이 주를 이루는 앨범이지만, 마지막 곡은 꽤 진지하고 서글픈 느낌이다. 그래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곡이기도 하다. 나는 보위의 낙천적인 모습도 좋지만, 가끔 보여주는 이런 진지한 모습도 좋다. 자신이 받은 상처와 핍박을 흥겨움으로 실컷 치환시켜버리는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지만, 그런 보위라고 해서 정말 슬픔이 없을까. 그에게도 분명 슬프고 두려운 나날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슬픈 나날을 있는 그대로 슬프게 표현하기도 했을 것이고, 그런데 때론 슬픈 노래가 기쁜 노래보다 훨씬 큰 위로로 다가올 때도 있다. 슬픈 노래에서 위로를 느낄 때면, 슬픔도 슬픔만의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음을 깨닫는다.

 

내 인생도 늘 기쁜 일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기쁨보다 슬픔에 익숙한 사람이다. 그래도 보위를 듣고 있으면, 내가 겪는 모든 인생의 고난과 슬픔이 아름다운 음악이 되고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믿게 된다. 그래서 보위의 음악은 내게 큰 힘이 된다. 나는 보위처럼 낙천적인 사람이 아닌지라, 보위처럼 흥겨운 리듬을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아름다움을 내 우주 속에 만들어나갈 것이다. 톰 소령이 지구에 귀환하지 못하고, 우주를 영원히 떠도는 결말을 맞이했더라도, 결국 자신의 길을, 자신의 우주를 받아들였던 것처럼. 보위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우주를 꾸며갔던 것처럼.

 

이 글을 완성한 오늘, 6월 2일은 내가 데이비드 보위에 더욱 깊은 관심을 기울이게 만든, 내게 무척 고마운 사람의 생일이다. 보위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우주를 만들었노라 고백한 것처럼, 자신의 마음이 그 괴짜들을 향한 사랑으로 가득 찰 때 마음이 맑아진다고 고백한 것처럼, 내게도 나의 우주를 만들어준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내 마음을 밝고 아름다운 빛으로 채워주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오늘 생일을 맞이한 그 사람도, 내 우주에서 무척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이다.

 

 

▲ 보위와 아내, 그리고 아들

오늘 생일을 맞이한 당신이 늘 자기 자신으로서 사랑 받을 수 있기를 바라요. 자기 아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 무척 기뻐했던, 아들 보위를 있는 그대로 믿고 사랑하려 노력했던 아버지 보위가 “Kooks”에서 노래한 그런 사랑이 늘 당신 곁에 머물 수 있기를 바라요. 생일 축하해요.

  


트랙리스트

1. Changes
2. Oh! You Pretty Things
3. Eight Line Poem
4. Life on Mars?
5. Kooks
6. Quicksand
7. Fill Your Heart
8. Andy Warhol
9. Song for Bob Dylan
10. Queen Bitch
11. The Bewlay 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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