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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명반 스페셜

니나 시몬(Nina Simone) 명반 BEST 5 – 블루스 아이콘이자 급진적 흑인 민권운동가

인생명반 스페셜 30

 

▲ 니나 시몬

■ 생계와 시대에 떠밀려 택한 인생이 이렇게 멋있을 수가 있나

니나 시몬(Nina Simone), 대중음악계에서 이렇게 역동적인 인생을 살아온 사람도 드물 것이다. 물론, 이름이 잘 알려진 대중가수 중에 순탄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은 별로 없지만, 니나 시몬의 인생은 시대를 정확하게 관통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니나 시몬은 시대의 한계에 맞서 열렬히 싸우고 자기 목소리 내기를 멈추지 않았던 사람이다. 시대와 끊임없이 불화를 겪었지만, 오히려 그런 시대였기에 그녀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었다. 니나 시몬은 자기에게 맞지 않았던 시대였지만 거기에 당당히 맞서 싸움으로써 시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태어난 니나 시몬은 본래 어려서,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되길 꿈꾸었다. 흑인 여성 최초의 클래식 피아니스트, 그것이 그녀의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삶에서 벌어진 몇 가지 경험이, 시대의 한계와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경험들이 그녀의 삶을 관통했다. 그 문제와 한계가 그녀의 꿈을 방해했고, 결국 그녀는 다른 길을 택하게 되었다. 자신의 꿈을 위해 하루 일곱 시간 이상 꾸준히 피아노 연습을 하며, 친구들과 멀어지는 고독한 시간을 견뎌왔지만, 돌아오는 건 흑인들을 향한 사회의 차별뿐이었다.

 

니나 시몬은 12세 때 동네에서 재능을 인정받아, 한 교회에서 피아노 연주회를 가지는데, 그녀의 부모님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딸의 공연을 맨 뒷자리에서 관람해야만 했다. 결국 앞자리는 모두 백인들의 차지였다. 훗날 니나 시몬은 그 콘서트를 할 때, 앞자리에 부모님이 없음을 알고 무척 슬펐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한 스무 살 무렵에 필라델피아 커티스 음악원에서 입학 연주를 선보였지만, 훌륭한 연주에도 불구하고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입학시험에서 불합격을 했다는 걸 알고 좌절한다. 이런 경험들은 니나 시몬에게 평생 트라우마로 남았으며, 그녀가 흑인 민권운동에 큰 관심을 갖게 된 계기로 작용한다.

 

자신이 원하던 곳에 입학하길 실패하고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니나 시몬은 돈을 벌기 위해 유흥가에서 블루스(Blues)를 연주하며 돈을 벌게 된다. 니나 시몬이라는 예명도 이 무렵에 만들어졌다. 그녀의 본명은 유니스 웨이먼(Eunice Waymon)이었는데, 부모님으로부터 “악마의 음악”인 블루스를 연주하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 예명을 지어 활동했던 것. 니나(Nina)란 당시 사귀고 있던 남자친구가 부르던 애칭이었고, 시몬(Simone)은 프랑스 배우 시몬 시뇨레(Simone Signoret)에서 따왔다. 원래 피아노만 연주하던 니나 시몬은 어느 가게에서 “돈을 더 많이 벌려면 노래를 해야 한다”며 노래를 할 것을 제안 받았다. 돈이 궁했던 니나 시몬은 단숨에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생계가 만든 전설의 시작이었다.

  

 

니나 시몬은 블루스 가수로 활동하며 뜻하지 않은 인기를 얻었고, 1959년에는 자신의 첫 번째 앨범 “Little Girl Blue”를 발매하기 이른다. 이 앨범에 수록된 “I Loves You Porgy”가 미국을 강타했고, 그녀는 TV까지 출연하며 점차 돈과 명성을 얻게 된다. 이 무렵, 자신의 남편이자 매니저가 될 앤디 스트라우드(Andy Stroud)를 만나게 된다. 앤디 스트라우드의 지원으로 니나 시몬은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었고, 그녀의 인기는 높아져만 갔다. 그러나 니나 시몬에게 좋은 시간들만 있을 순 없었다. 앤디는 니나가 벌어주는 돈에 집착하게 되었고, 니나를 쉴 시간도 없이 바쁘게 굴리며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는 훗날 니나와 앤디의 결혼이 파경에 이르는 원인을 제공했다.

 

■ 블루스 가수에서 흑인 민권운동의 중심으로

앤디와의 결혼이 불화를 거듭하며 니나가 크게 분노에 휩싸여있을 때, 니나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자극할 만한 사건들이 곳곳에서 터진다. 1963년 6월 미시시피 주에서 흑인 인권운동가 메드가 에버스(Medgar Evers)의 암살사건, 같은 해 9월 앨라배마 주에서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에 의해 16번가 침례 교회(16th Street Baptist Church) 폭탄 테러 사건이 터지며, 니나 시몬을 크게 자극했던 것이다. 니나 시몬은 1964년 뉴욕 시 카네기 홀(Carnegie Hall) 공연에서 “Mississippi Goddam”이라는 노래를 대중 앞에 최초로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잇달아 발생한 흑인 대상 테러를 규탄하는 내용의 노래였다. 흑인들을 향한 차별과 폭력이 만연하던 시대, 니나 시몬은 그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노래로서 시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시대를 반영하지 않고 어찌 아티스트가 되겠어요?”

 

위에 인용한 니나의 말처럼, 그녀는 시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노래들을 잇달아 발표했다.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의 노래를 커버한 것으로 흑인들을 향한 폭력의 참상을 드러낸 “Strange Fruit”, 미국 노예제 아래에서 탄생한 네 여성의 비참하고도 경이로운 삶을 노래한 “Four Women”, 흑인 민권운동에 반발하는 백인 사회를 향해 조소를 날리는 의미로 만든 “Backlash Blues”를 차례로 발표하며, 니나 시몬은 흑인 민권운동 중심으로 점차 나아갔다.

 

“전 비폭력인 적이 없었어요. 결코 없었어요.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권리를 찾겠다고 생각했죠. 사회질서가 역겨운 사람 중 하나일 뿐이에요. 기득권층에 염증이 나고 내 영혼까지 아파요. 제게 미국 사회는 암적 존재일 뿐이고, 치료하기 전에 폭로해야만 해요. 전 치료하는 의사가 아니에요. 병을 노출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죠.”

 

위에서 인용한 니나 시몬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 그녀는 매우 과격하고 직설적인 정치 성향을 갖고 있었다. 이런 그녀의 성향은 그녀의 음악 활동과 발표하는 노래들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물론 백인 중심의 당시 미국 사회가 이걸 순순히 내버려둘 리 없었다. 음악계는 그녀의 생계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계속해서 시대와 맞서 싸웠다. 이런 니나 시몬의 과격한 태도는 후대 여러 흑인 뮤지션들 특히 힙합(Hip-Hop)의 귀감이 되었다.

 

 

▲ “니나 시몬: 영혼의 노래(What Happened, Miss Simone?)” 포스터

■ 니나 시몬, 내 마음에 들어오다

내가 니나 시몬을 알게 된 건 올해 1월 말, 평소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관련 자료를 찾아보러 자주 방문하는 블로그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었다. 보위가 1976년에 발표한 앨범 “Station to Station”의 마지막 트랙 “Wild Is The Wind”의 원곡이 니나 시몬이라는 정보가 그곳에 적혀있던 것이다. 그 앨범을 오래 듣던 나였지만, 그 사실은 그 게시물을 통해 처음 알았고, 원곡이 궁금했던 나는 그 게시물에 링크되어 있던 니나 시몬의 노래를 바로 들어보았다. 그리고 내 마음은 단숨에 니나 시몬을 향해 빠져들었다.

 

나는 바로 니나 시몬이 노래한 “Wild Is The Wind”가 수록된 동명 앨범을 찾아 들었고, 그 앨범을 통해, 나는 니나 시몬의 음악뿐만 아니라 그녀의 인생까지도 궁금해졌다. 나는 넷플릭스에 니나 시몬 다큐멘터리 영화 “니나 시몬: 영혼의 노래(What Happened, Miss Simone?)”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망설임 없이 그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내 마음을 깊게 공명하던 니나 시몬의 목소리는 그 모든 격정을 겪으며 형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깊은 감동에 빠졌다. 그녀의 목소리가 내 마음에 감동을 가져다준 건, 어쩌면 그녀의 인생이 내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았다. 또한 니나의 목소리는 내게 미국 흑인들이 겪어온 차별의 역사에 관해 더욱 깊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했다.

 

니나 시몬의 다른 앨범들도 찾아 들어보았고, 니나 시몬을 오마주한 후대 뮤지션들이 정말 많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니나 시몬을 알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보위는 물론이고, 제프 버클리(Jeff Buckley)의 “Lilac Wine” 원곡을 부른 사람도 니나였으며, 뮤즈(Muse)의 “Feeling Good” 원곡도 니나였으며, 칸예 웨스트(Kanye West) 노래 “Blood on the Leaves”에 샘플링으로 니나의 노래가 활용되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니나 시몬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실감했다. 그녀의 음악을 알게 된 건 겨우 한 달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사실 그녀는 오랫동안 내 음악세계 주변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 음악세계 구석구석에 은근히 자리하고 있던 그녀의 존재를 알아챈 나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녀가 더 이상 내 음악세계의 주변부만 맴돌지 않는다. 그녀도 이제 내 음악세계 중심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니나 시몬은 흔히 블루스 가수로 분류되지만, 블루스라는 장르 하나에 국한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 가수이기도 하다. 일단 본인이 피아니스트를 꿈꾸었던 만큼, 자기 이름으로 발표하는 앨범들에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 니나 시몬의 피아노 연주에는 블루스에선 좀처럼 만날 수 없는 클래식 음악의 기교와 정취가 묻어난다. 창법에 있어서도, 니나 시몬 본인의 중성적이고 독특한 음색을 바탕으로 강력한 발성을 구사하며, 현대 R&B 가수들과 다를 바 없는 앞선 감각의 보컬을 선보인다. 실제로 현대 R&B를 정립한 가수로 정평이 난 앨리샤 키스(Alicia Keys)는 자신이 가장 영향 받은 앨범 중 하나로 니나 시몬의 앨범을 뽑기도 했다.

 

“최초의 흑인 클래식 피아노 연주자가 못 돼 유감이에요. 됐으면 더 행복했으리라 생각해요. 지금은 행복하지 않아요.”

 

니나 시몬은 생전에 흑인 민권운동으로 유명했지만, 그녀의 메시지가 널리 퍼질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그녀의 뛰어난 음악성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니나의 위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 그토록 민권운동에 열심이었지만, 그녀에겐 언제나 음악이 우선이었다. 그런 만큼 니나 시몬은 민권운동가이기 전에, 뮤지션으로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했다. 이제 니나 시몬의 음악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명반 5개를 소개해본다. 이를 통해, 니나 시몬의 목소리가 당신의 마음에도 깊이 공명할 수 있기를, 그녀의 목소리와 피아노 연주에서 깊은 감동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니나 시몬의 음악세계에 더욱 깊이 빠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

 

* 먼저 발매된 순으로 소개합니다. 주관적인 선정이므로, 타 매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 Nina Simone in Concert (1964)

1964년 3월 21일, 4월 1일과 6일, 뉴욕 시의 권위있는 공연장 카네기 홀(Carnegie Hall)에서 펼쳐진 니나 시몬의 공연 실황을 녹음한 앨범. 발매 당시 빌보드 200 차트에서 최고 순위 102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는 니나 시몬이 최초로 빌보드 메인 차트에 이름을 올린 순간이었다. 니나 시몬의 1958년 데뷔 앨범 “Little Girl Blue”에 수록된 “I Loves You Porgy”, “Plain Gold Ring”, “Don't Smoke in Bed”를 공연한 것과 더불어, 흑인 저항가요를 상징하는 곡 “Mississippi Goddam”이 대중 앞에 최초로 공개된 순간을 담고 있다.

  

 

▲ 7번 트랙 “Mississippi Goddam”

3번 트랙 “Pirate Jenny”를 특히 추천하고 싶다. 니나 시몬이 모노드라마 연기를 펼치듯 다양한 감정의 흐름을 선보이는 노래로서, 노래와 독백을 능수능란하게 오가는 그녀의 재치에는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이 노래의 화자인 “제니(Jenny)”처럼 자신을 둘러싼 생계의 벽이 자신을 비웃는다 생각할 때, 움츠러들지 않고 그 앞에 맞서 오히려, 너희 시시한 녀석들 다 죽여버릴 수 있다고 외치고 싶을 때 들으면 특히 기분이 더 좋아질 것이다. 6번 트랙 “Go Limp”에서 관객들을 향해 친근하게 말을 건네며, 능글맞게 곡을 진행시키는 니나 시몬의 소통 실력도 눈여겨볼만하다.

 

트랙리스트

1. I Loves You Porgy
2. Plain Gold Ring
3. Pirate Jenny
4. Old Jim Crow
5. Don't Smoke in Bed
6. Go Limp
7. Mississippi God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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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Put a Spell on You (1965)

1965년 6월에 발매된 스튜디오 앨범. 니나 시몬의 시그니처 곡인 동명곡과 “Feeling Good”이 수록되었다는 점에 있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앨범이다. 발매 당시, 빌보드 200 차트에서 최고 순위 99위를 기록했으며, UK 앨범 차트에선 최고 순위 9위를 기록했다. 2017년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국 “NPR”에서 선정한 “여성들이 만든 역대 최고의 명반 150(The 150 Greatest Albums Made By Women)”에서 3위를 차지했다. 까만 바탕의 진중한 분위기를 가진 표지와는 달리, 여기서 소개할 앨범들 중 가장 유머가 넘치며, 가장 밝은 분위기를 가진 앨범이다. 음악적으로 가장 팝(Pop)에 가까운 앨범으로서, 그런 만큼 블루스 색이 적고, 가볍게 입문하기에 좋다.

 

 

▲ 7번 트랙 “Feeling Good”

니나가 커버해서 본 앨범에 수록한 몇몇 곡들의 원곡이 어떤 곡들이었는지 살펴보면, 니나 시몬이 클래식이나 블루스뿐만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음악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일단 1번 트랙 “I Put a Spell on You”만 하더라도 원곡이 별로 히트 친 곡도 아니었던 데다가, 원곡 자체가 이교도 의식을 연상시키는 과격한 분위기의 로큰롤(Rock and Roll) 트랙이었는데, 이걸 능숙하게 자기 색깔로 표현한 니나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2번 트랙 “Tomorrow Is My Turn”은 원곡이 이탈리아어 가사로 이뤄진 노래였으며,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3번 트랙 “Ne me quitte pas”는 아예 원어인 불어 그대로 불렀다. 이 곡은 훗날 여러 언어로 불리며 그 언어가 총 30개에 달하게 되었는데, 미국에선 최초로 원어 그대로 불러서 커버한 니나를 보면, 그 음악적 선구안이 대단하다 평할 수 있겠다. 이전 트랙에서 애절하게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던 니나는 바로 다음 4번 트랙에서 “Marriage Is for Old Folks(결혼은 나이 든 사람들이나 하는 거야)”라며 능글맞게 노래하는데, 본인도 이미 결혼한 사람이면서 이런 노래를 신나게 부르는 니나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트랙리스트

1. I Put a Spell on You
2. Tomorrow Is My Turn
3. Ne me quitte pas
4. Marriage Is for Old Folks
5. July Tree
6. Gimme Some
7. Feeling Good
8. One Septembet Day
9. Blues on Purpose
10. Beautiful Land
11. You've Got to Learn
12. Take Care of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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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stel Blues (1965)

1965년 10월에 발표한 스튜디오 앨범. 발매 당시 빌보드 200 차트 최고 순위 139위를 기록했다. 이 앨범의 수록곡인 “Strange Fruit”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Yeezus” 앨범에 수록한 곡 “Blood On The Leaves”의 샘플링으로 쓰였다. 2017년 피치포크(Pitchfork)가 선정한 “1960년대 최고의 앨범(200 Best Albums of the 1960s)” 21위에 올랐으며, 미국의 언론사 컴플렉스(Complex)에서 조사한 “앨리샤 키스 최고 선호 앨범 25선(Alicia Keys’ 25 Favorite Albums)” 중 하나로 이 앨범이 뽑히기도 했다. 제목에 “Blues”가 들어간 만큼 이전 앨범들에 비해 좀 더 블루스 본연에 충실해진 음악들을 담고 있다.

 

 

▲ 7번 트랙 “Strange Fruit”

1번 트랙 “Be My Husband”에선 니나 시몬의 목소리가 가진 카리스마를 한껏 느낄 수 있는데, 다른 악기 하나 없이 오직 발소리와 심벌, 그리고 니나 시몬의 목소리만이 곡을 이끌어나간다. 그럼에도 청자의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오히려 니나의 목소리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이와 대구되도록 의도했는지, 마지막 트랙 “Sinnerman”은 10분 넘는 시간에 긴박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빠른 악기 연주가 잔뜩 들어갔는데, 이렇게 한껏 몰아붙이는 연주에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 니나 시몬의 목소리와 피아노 연주가 인상적이다. 특히 중주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 넘치는 피아노 연주는 니나 시몬 커리어 전체로 확장해도 가장 주목해야 할 순간 중 하나로 뽑힐 것이다. 미니멀에서도 맥시멀에서도 니나 시몬 특유의 카리스마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앨범이다.

 

트랙리스트

1. Be My Husband
2. Nobody Knows You When You're Down and Out
3. End of the Line
4. Trouble in Mind
5. Tell Me More and More and Then Some
6. Chilly Winds Don't Blow
7. Ain't No Use
8. Strange Fruit
9. Sinn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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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ld is the Wind (1966)

1966년에 발표한 스튜디오 앨범. 제프 버클리(Jeff Buckley)가 커버한 “Lilac Wine”과 데이비드 보위가 커버한 “Wild Is The Wind”의 원곡이 수록된 앨범이기도 하다. 발매 당시보다 후대에 와서 훨씬 인정받게 된 앨범으로서,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장(1001 Albums You Must Hear Before You Die)” 2010년 판 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2017년 피치포크(Pitchfork)가 선정한 “1960년대 최고의 앨범(200 Best Albums of the 1960s)” 5위에 올랐으며, 니나 시몬 앨범 중에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2020년 판 “롤링 스톤 선정 500대 명반(Rolling Stone's 500 Greatest Albums of All Time)”에 이름을 올리며, 212위를 기록했다. 발매 당시, 빌보드 200 차트에서 최고 순위 110위를 기록했다.

 

 

▲ 2번 트랙 “Four Women”

여기서 소개할 앨범 중에 가장 진중한 색깔을 가진 앨범이며, 가장 클래식 음악에 가까운 앨범이기도 하다. 선명하고 발랄한 마젠타 바탕은 오히려, 까만 먹으로 그려진 것 같은 니나 시몬의 얼굴을 돋보이게 만드는 역할로서 존재하는 듯하다. 2번 트랙 “Four Women”은 과격한 가사 때문에 한 방송국으로부터 송출 금지 판정을 받기도 했는데, 미국의 노예제 아래에서 격정적으로 살아온 네 여성의 존엄성을 한껏 상기시키려는 듯, 곡은 오히려 진중하고 우아한 색깔로 일관한다. 이는 곧, 청자로 하여금 그들의 인생을 이성이 아닌 온몸으로 느끼게 하여, 니나 시몬이 그들에게 품었을 경외를 청자의 가슴으로 옮겨오게 한다. 애수에 잠긴 목소리로 사랑하는 사람을 간절히 찾는 3번 트랙 “What More Can I Say”에선, 니나 시몬이 열정적으로 민권운동에 투신했던 만큼, 사랑에도 그토록 진중하고 열정적인 여성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Lilac Wine”과 “Wild is the Wind”의 경우, 니나 시몬 또한 원래 있던 곡을 커버한 것이지만, 후대 뮤지션 제프 버클리, 데이비드 보위는 오히려 니나 시몬을 향한 오마주를 담아 그 곡들을 커버하였다. 니나 시몬 특유의 감각이 그토록 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것이리라. 그들이 받은 인상을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트랙리스트

1. I Love Your Lovin' Ways
2. Four Women
3. What More Can I Say
4. Lilac Wine
5. That's All I Ask
6. Break Down and Let It All Out
7. Why Keep On Breaking My Heart
8. Wild Is the Wind
9. Black Is the Color of My True Love's Hair
10. If I Should Lose You
11. Either Way I L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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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na Simone Sings the Blues (1967)

1967년에 발표한 스튜디오 앨범. 니나 시몬 이름으로 발표된 33개의 스튜디오 및 라이브 앨범 중에서 가장 인정 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2006년 리이슈 반이 발매되었을 때, 나온 지 40년이 지난 작품이었음에도 빌보드 재즈 앨범 차트 37위에 올랐다. “NPR”에서 선정한 “여성들이 만든 역대 최고의 명반 150(The 150 Greatest Albums Made By Women)” 리스트에서 28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흔히 니나 시몬의 시그니처 앨범으로 거론된다. 위에서 소개한 “Pastel Blues”처럼 제목에 “Blues”가 들어가 있고, 그런 만큼 블루스 색이 강한 앨범이지만, “Pastel Blues”와 비교하면 이쪽이 훨씬 블루스의 원형에 가까우며, 좀 더 신나는 분위기로 이뤄져 있다.

 

 

▲ 6번 트랙 “Backlash Blues”

무엇보다 니나 시몬의 앨범 중에서도 유독 앨범의 흐름이 돋보이는 앨범이기도 한데, 딱히 킬링 트랙이라 부를 만한 곡은 보이지 않지만, 그런 만큼 탁월한 유기성을 선보인다. 앞서 소개한 앨범들은 시기가 시기였던지라, 좋은 앨범에 관한 기준이 제대로 세워지기도 전에 만들어진 앨범들이었던 반면, 본 앨범은 1967년 이제 막 명반에 관한 기준이 정립되고 여러 명반들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라, 앨범으로서의 뚜렷한 정체성을 갖고 블루스라는 장르에 그 어느 때보다 진중한 접근을 했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트랙리스트

1. Do I Move You?
2. Day and Night
3. In the Dark
4. Real Real
5. My Man's Gone Now
6. Backlash Blues
7. I Want a Little Sugar in My Bowl
8. Buck
9. Since I Fell for You
10. The House of the Rising Sun
11. Blues for Mama

 

앨범 가사 해석 모음 보러가기(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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