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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명반 에세이

윤하(ユンナ) - Go! Younha 인생명반 에세이 5: 윤하(ユンナ) - Go! Younha [ 간절한 마음은 국경과 세월과 그밖에 모든 것을 초월한다 ] ■ 그 시절, 우리들이 동경했던 그 세계 때는 나의 중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시절의 나는 한참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심취해있는 흔한 말로 “오타쿠”였다. 일본 애니메이션 등에 심취하면서 이것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일본 음악과 일본 뮤지션들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졌다. 내가 그 시절에 주로 듣던 음악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오프닝이나 엔딩으로 사용된 노래들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오타쿠로 지내면서, 나는 점점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었다. 현실의 사람들이 아무리 나를 오타쿠라고 부르며 멸시하더라도, 나는 결코 그 세계를 벗어날 수 없었다. 현실세계에서 받는 멸시보다..
초록불꽃소년단(Green Flame Boys) – GREENROOM 인생명반 에세이 4: 초록불꽃소년단(Green Flame Boys) – GREENROOM [ 소심한 소년의 우렁찬 진심이 묻어나는 뜨거운 고백 ] ■ 끔찍한 혼종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겉으로는 소심해 보이는 사람이 알고 보면,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우렁찬 외침을 품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가? 여기, 그 사실을 음악으로 믿게 만드는 밴드가 있다. 2017년 6월 17일, 자신들의 첫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한 펑크 록 밴드 “초록불꽃소년단”의 이야기다. 초록불꽃소년단, 그들은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일단 페이트쨩이 그려진 다키마쿠라를 안고 다니는 푸짐한 형님들을 연상시키는 싱글의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고, 막상 음악을 까보니, 표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드는 뜨겁고 과격한 정통 펑크 록이 튀어나와..
퀸(Queen) – A Day at the Races 인생명반 에세이 3: 퀸(Queen) – A Day at the Races [ 그의 노래를 추억함은 내 인생에서 최고로 찬란했던 순간을 추억함이다 ] ■ 부모님과 함께 교회로 향하던 그 길에서 지금은 악마주의, 적그리스도, 무신론 등으로 종교에 대해 적대적인 사상이 실컷 함유된 예술 작품들에 심취하는 본인이지만, 어렸을 적의 나는 부모님과 함께 교회를 다녔다. 정확히는 내가 원해서 간 것이 아니고, 부모님이 억지로 끌고 간 것이었지만 말이다. 우리는 대구에서 교회를 다니다가, 교단에서 우리 아버지께 경주에 있는 한 교회에 직책을 하나 부여해서, 그 때부터 우리 가족은 잠시 경주로 교회를 다닌 적이 있었다. 그 시절엔 도로가 지금만큼 많이 발달한 때가 아니어서, 대구에서 경주로 도착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
김광석(Kim Kwang-seok) - 다시부르기 1 인생명반 에세이 2: 김광석(Kim Kwang-seok) - 다시부르기 I 우리가 그의 노래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이유 ■ 그들의 인생은 곧 노래였다 그 어떤 현학적이고 화려한 수식어보다, 듣는 이의 가슴으로 이해해야 더 와 닿는 그런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이 있다. 그들의 노래는 마치 기술을 뛰어넘어 진정 가슴으로 부르는 것만 같다. 아니 어쩌면 가슴으로 부른다는 표현은 그들에게 무척 상투적이고 진부할 수도 있겠다. 그들은 그들의 인생 그 자체가 노래다. 그들은 그들이 부르는 노래가 곧 그들의 삶이 되고, 그들의 삶이 곧 노래가 되는 그런 가수들이었다. 어쩌면 가수라는 호칭조차도 그들에겐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노래를 부른다는 일은 가수라는 직업적 호칭을 떠나서도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을 테니..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 The Downward Spiral 인생명반 에세이 1: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 The Downward Spiral 세상을 향한 분노가 자기혐오로 옮겨지는 것에 대한 음악적 고찰 ■ 다자이 오사무와 트렌트 레즈너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 실격”을 읽었을 때의 그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가 내 나이 스물넷이었다. 그전까지의 나는 나름대로 예술을 굉장히 사랑하고, 또 웬만큼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소설이라는 예술 장르에 있어서는 그다지 경이로움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런데 다자이 오사무가 쓴 그 소설 한 편이, 내 운명을 영원히 바꿔놓은 것이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읽은 것은, 내가 살면서 처음으로 소설이라는 예술 장르에 경외심을 느낀, 내 인생에 다시는 없을 대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