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생명반 에세이

니나 시몬(Nina Simone) - Little Girl Blue 인생명반 에세이 78: 니나 시몬(Nina Simone) - Little Girl Blue 모두가 나를 떠나도 음악은 늘 내 곁에 ■ 삶이 불공평해도, 나는 노래할 수 있다 한 농부가 길을 가던 중이었다. 어디서 신음 소리가 들려서 주변을 살펴보니 바닥에, 뱀이 큰 돌에 깔려 살려 달라 애원하고 있었다. 뱀의 애원을 무시할 수 없었던 농부, 그는 뱀의 몸을 누르고 있던 돌을 치우고, 뱀을 구해주었다. 그러자 뱀은 태도가 돌변하여, 농부의 몸에 올라가 그의 목을 자신의 몸으로 칭칭 감아버렸다. 뱀은 농부를 잡아먹겠다고 위협했다. 꼼짝없이 뱀의 먹잇감이 되어버린 농부, 뱀에게 이건 불공평하다고 외치자, 뱀이 말하길, 삶은 원래 불공평한 거란다. 농부가 말하길,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고, 살려주면..
넉살X까데호(Nucksal X Cadejo) - 당신께 인생명반 에세이 77: 넉살X까데호(Nucksal X Cadejo) - 당신께 신은 믿을 수 없어도, 시는 믿을 수 있기를 ■ 시집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팔고 싶어서 올해 5월, 내 시집을 홍보할 기회를 얻으려고, 모 유명 스트리머를 만난 적이 있다. 나와 잘 알고 지내는 사람이 그 스트리머와 친분이 있어서, 내게 그 자리를 만들어준 것이었다. 내 앞에 앉은 그는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스트리머라서, 시집 홍보를 떠나서 기쁜 자리였다. 그런데 그는 나와 마주한 자리가 좀 어색했는지, 서로 인사를 나누고도 표정이 쉽게 풀어지지 않았다. 나는 이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려고 온갖 칭찬을 쏟아 부었다. 실제로 보니 훨씬 더 잘생겼다느니, 카메라가 외모를 다 못 담는 것 같다는 말까지 했다. 내가 힘들고 외로울 ..
마돈나(Madonna) - Like a Prayer 인생명반 에세이 76: 마돈나(Madonna) - Like a Prayer 신앙에 정답이 있을까 ■ 다시 주님 곁으로 나의 꿈은 한 때, 기성종교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 꿈은 아니더라도, 기성종교 세력이 약화되는데 내 몫이 조금이라도 보태지면 좋겠다는 게 내 꿈이었다. 물론 영성을 부인한 적은 없었다. 기성종교를 무너뜨리겠다는 생각을 가질 때에도, 영성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나는 언제나 인생에는 맛있는 걸 먹고, 멋진 옷을 입고, 넓은 집에서 살아가는 것 말고도, 가장 중요하게 추구해야 할 것이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 가장 중요한 것이 내게는 영성이었다. 이제 기성종교는 영성을 추구할 기능이 남아있지 않다는 게 내 믿음이었고, 이제는 종교를 초월한 영성을 추구하는..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 Aladdin Sane 인생명반 에세이 75: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 Aladdin Sane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삶은 여전히 아름답다 ■ 인류종말에 대한 환상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프랑스 작가 미셸 트루니에, 그가 자신의 책 “외면일기”에 남긴 말이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던 데이비드 보위의 육신은 시간 앞에 속절없이 파괴되었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은 그의 육신이 그러하였듯 결국 시간 앞에 파괴될 것이다. 그러나 보위의 노래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 보위는 자신의 노래가 자신의 육신보다 오래도록 여기에 머무르리라는 걸 예감했을까. 확실한 건, 그가 시간이 가진 파괴력을 실감했고, 그것을 두려워했다는 것이다. 그 두려움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보위는 그 두려움의 실체를 음악으로..
윤하(Younha) - MINDSET 인생명반 에세이 74: 윤하(Younha) - MINDSET 이루지 못한 꿈이라도, 이루지 못한 채로 아름다운 것 ■ 꿈은 꼭 이루어질 필요가 없다 꿈이라는 건 뭘까. 잘 때 꾸는 꿈 말고, 내 삶의 미래를 그려보는 꿈 말이다. 꿈이라는 건, 내 재산과 명예에 관련한 것일 수도 있고, 그와는 상관없이 삶에서 마주하고 싶은 풍경일 수도 있다. 꿈이란 만나고 싶은 사람, 만들고 싶은 사랑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삶을 생각해본다. 삶과 꿈을 나란히 내 마음에 놓고 생각해본다. 내 삶은 내가 품었던 꿈과 얼마나 닮았는지. 딱히 그렇게 닮은 것 같지 않아서 왠지 슬퍼진다. 그렇다고 내 인생이 헛된 것이었나. 헛된 순간도 있었지만, 내가 그리던 꿈과 전혀 달라서 오히려 아름다운 삶이기도 했다. 내 삶이 아름답고 ..
퀸(Queen) - The Miracle 인생명반 에세이 73: 퀸(Queen) - The Miracle 비바람마저 즐거운 인생 ■ 퀸에게 닥친 시련들 “난 유명세 없이도 잘살 수 있다. 유명세가 사라진다고 해서 내 생활 방식이 갑자기 달라지진 않는다. 내일 돈이 전부 바닥난다고 해도 난 여전히 똑같은 사람일 거다. 돈이 많을 때와 마찬가지로 나다닐 테지. 전에 늘 그렇게 해 왔으니까. 돈이 있든 없든 난 그럴 것이다. 그렇게밖에 달리 할 수도 없고. 난 충만한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이 나의 천성이고, 내가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하는지 의견을 묻거나 남에게 맞추는 건 나와 맞지 않는다. 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그건 타고나는 것이고 나의 일부분이다. 난 늘 그런 식이었다. 성공은 사는 데 도움이 된다. 멋대로 굴 수도 있고 뭐든 더 쉽게..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Moonlight Fairy Reversal Grand Slam) - Goodbye Aluminum 인생명반 에세이 72: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Moonlight Fairy Reversal Grand Slam) - Goodbye Aluminum 약점을 당당하게 노래할 수 있다면 그건 더 이상 약점이 아니다 ■ 내가 축배를 들게 될 날은 언제 “축배를 들어라. 오늘을 위해서, 내일을 향해서, 축배를 들어라!” 때는 올해 설 연휴. 경주에서 설 차례를 지내고 나서, 대구에 있는 자취방에 돌아오니 심심했다. 나는 오랜만에 트위치 방송을 켰다. 내가 들어간 방송은 한참 24시간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방송을 진행하겠다는 건데, 이게 딱 들어도 얼마나 힘든 도전인지 대충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방송은 저녁 8시 즈음 끝나서, 시청자들의 축하를 받았다. 이 때 한 시청자가 해당 방송..
김광석(Kim Kwang-seok) - 김광석 네번째 인생명반 에세이 71: 김광석(Kim Kwang-seok) – 김광석 네번째 삶에 대한 회의를 떨치고, 일어나, 일어나, 자유롭게 ■ 노래는 집이다 십오 년 동안 귀를 떠나지 않은 가수가 있는가. 내게는 김광석이 그런 가수다. 고등학생 때 “사랑했지만”으로 처음 알게 된 김광석, 그때만 하더라도 내가 그의 노래를 이토록 오랜 시간 듣게 되리라고 상상도 못했다. 고등학생이던 나는 어느새 서른이 넘었는데, 김광석의 노래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다. 노래로 영생을 얻은 김광석을 보고 있으면, 나만 변하고 늙는 것 같아 문득 슬퍼지는데 결국,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는 김광석 노래가 있어 마음이 든든해진다. 김광석은 정규 3집에 수록된 곡 “나의 노래”를 통해 이런 말을 했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이에게,..